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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암호화폐 발행 시총 1조 육박
2019-06-10BIBAKO

암호화폐 투자모집(ICO) 금지 등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부정적인 입장이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2년동안 국내 기업이 발행한 암호화폐 시가총액(이하 시총)이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글로벌 암호화폐 통계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최근 2년새 한국 기업이 발행한 암호화폐의 시총이 총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1월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2017년~2018년 ICO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ICO 규모는 5700억원이었다. 코인마켓캡을 통해 집계된 총액은 올 상반기 발행된 국내 암호화폐의 시총이 더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 아이콘은 2000억원의 시총을 기록해 글로벌 암호화폐 순위 49위로 국내 암호화폐 중에선 유일하게 글로벌 순위 100위내에 이름을 올렸다.

코인마켓캡과 국무조정실이 집계하지 않은 거래사이트에서 발행한 암호화폐와 암호화폐를 해외투자사에 제공하고 그 대신 투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테라 등의 사례를 더하면 국내 기업이 발행한 암호화폐의 시총은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말 '클레이튼'(KLAYTN PTE. LTD)이라는 이름의 특수목적법인을 싱가포르에 설립해 1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해외 기관투자자로부터 확보한 바 있다. 주식이나 법정화폐 대신 카카오가 발행하는 암호화폐 '클레이'를 제공하고 투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2017년 말 ICO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 중소기업 중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고 서비스를 내놓는 기업들이 속속 눈에 띈다"면서 "초기 ICO가 국내 중소기업의 자생력 확보에도 분명 큰 도움을 준 측면이 있다"고 했다.

최근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아 공공사업을 따낸 블록체인 개발사 A사는 해외 ICO를 통해 최대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유치해 기술수준을 끌어올렸다.

블록체인업계에서는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투자시장이 활발해지면 주식시장에 진입하지 않고도 조기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벤처생태계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들이 ICO가 불법인 국내시장을 떠나 해외에서 자금을 모집했다는 점에서 벤처생태계 글로벌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사기, 유사수신 등 스캠도 있지만 적법하게 사업을 진행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선량한 중소기업도 있다"며 "선량한 사업자에 대해선 현실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주고, 더이상 이들이 해외로 떠돌지 않도록 막아야 정부가 원하는 신규고용시장도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투자자 보호 등을 명분으로 ICO 또는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무조정실은 "암호화폐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국무조정실은 암호화폐 기반의 자금모집(ICO)에 대해 불법성이 크다는 입장자료를 낸 바 있다.

정부 부처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금융위보다는 법무부와 기재부에서 반발이 심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시그널이 코인 가격 급등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가 적지 않아 부처간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